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타인의 삶> 5년간 내 삶이었던, 사운드 트랙 리뷰 최우수 작품상 수상

by 소소한소소원 2024. 1. 10.

타인의 삶

의의

이 영화는 타인의 삶을 알아가고, 이를 자기 삶에 투영함으로써 자신을 이해하고, 나아가 '화해'를 이루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관람 후기를 찾아보니 비즐러와 드라이만의 화함 이야기가 대부분인 것이 그 증거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주제를 인류애와 인간 유대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드라이만이 스승 예르스카의 자살을 목도하고 동독의 부조리를 마주하며 체제 극복을 위한 투쟁의 단계로 접어드는 장면은 이 영화가 내포하는 또 하나의 주제를 이야기합니다. 그 주제는 당시 폐쇄적인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을 담고, 동독 내부를 개혁하고자 했던 당대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 영화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비난하고,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옹호하는 일로 귀결하지 않았다는 것이 저에게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도너스마르크'감독은 드라이만을 통해 당시 동독 예술가들이 겪었던 현실과 이상의 딜레마를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체제의 모순을 드러내고, 이념에 굴복하지 않는 예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 부분이 영화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의 제목이 명시하듯, 비즐러의 삶은 곧 타인의 삶이었습니다. 과거에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누군가를 고문하여 목표하는 바를 이루어냈으며, 자신이 인간의 본성과 약점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습니다. 그러나 예술가 커플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오만함이 산산조각처럼 깨지게 된 것입니다. 원칙을 고수하고 냉철함을 유지했던 비즐러의 삶 역시 바뀌게 되는데요. 타인의 삶을 단순히 관찰하는 것을 넘어서 공감하고, 체험함으로써 나와 타인의 삶을 이해했던 것입니다. 예르스카 (드라이만의 스승)의 죽음 앞에서 소나타를 연주하며 영혼을 달래는 드라이만과 그것을 보면서 점점 그의 삶에 녹아드는 비즐러의 모습은 권력과 이념 속에서도 예술이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환기합니다. 

영화 '타인의 삶'  개요 : 독일영화상 최우수 작품상 수상

이 글에서 다룰 영화 <타인의 삶>은 국가 구조와 이데올로기를 극복하는 인간의 유대를 이야기합니다. 1980년대 동독의 비밀경찰의 사상이 의심되는 이들을 도청하면서 자신을 품고 있던 사상과 이념이 바뀌어가는 내용입니다. 영화가 말하는 바를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이념과 사상보다는 인간 개인의 언초적 감정이 더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2006년 독일에서 개봉되어 독일 영화상 11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시작부터 돌풍을 일으켰는데요.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 마르크(Florian Henckel von Donnersmarck, 1973~) 감독은 독일영화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여 영화의 작품성과 감독의 기량을 인정받았습니다. 이 상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왜냐하면 영화가 다루는 주제가 1980년대 동독의 폐쇄적인 상황과 비밀경찰의 인권 탄압을 역사적으로 잘 재현했기 때문이고, 그 안에서 생겨나는 인간 본연의 연민과 사랑 및 우정을 '감동적'이게 잘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영화 팩트체크 : 독일의 분위기를 잘 그려냈다.

<타인의 삶>이 얼마나 역사적 고증을 이루어냈을까요? 역사를 다루는 영상 매체에 꼬리표처럼 따라오는 것이 사실 고증의 유무입니다. 그러나 역사의 생산 주체가 역사가에게만 있다는 통념은 '공공역사'의 태동과 유행 이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결국 영화와 드라마가 비추는 이야기는 '사실(Fact)'로서 바라보기보다는 재중이 인식하는 과거의 '현실(Reality)'이 어떠한지 이해하는 것이 더욱 생산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영화의 이야기와 실제 역사를 면밀히 비교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영화 속에서 묘사하는 풍경이 당시 독일의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는 점이 인상깊기에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당시 동독은 체제 비판과 사회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도 에리히 호네커 서기관을 비롯한 당 고위 지도부에 대한 조롱과 비판이 도시와 시골에 만연했고, 그들의 험담은 술자리의 단골 안줏거리가 되기 일쑤였습니다. 영화에서도 군의 중급 관료인 비즐러와 그루비츠가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어떤 하급 병사가 호네커와 동독을 풍자하는 만담을 선보이지만, 비즐러 일행은 이를 웃고 넘길 뿐이었습니다. 영화의 중반부에서 뜬금없이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관 당선 기사를 클로즈업하는 장면이 나타나는데요. 고르바초프의 등장이 기존 동독의 공산주의 체제와 대외 관계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도 고르바초프는 브레즈네프 독트린을 폐기하고 군비를 감축하는 등의 데탕트를 실현하여 냉전의 종식에 앞장선 인물이었는데요. 이처럼 역사적 맥락을 잘 짚어냈다는 점에서 영화가 드러내는 현실은 미덥습니다. 

'타인의 삶'에 삽입된 사운드 트랙이 분위기를 미치는 영향

영화 타인의 삶은 2006년 개봉한 독일영화로,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가 감독하고 울리히 뮤흐, 제바스티안 코치, 마르티나 게덱 등이 출연했습니다. 영화는 동독의 비밀경찰 슈타지가 국민들을 감시하고 억압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 작품의 사운드트랙은 동독의 경직되고 제한된 분위기와 감독의 의도에 맞게 선정되었습니다. 영화 음악은 가브리엘 야레드가 작곡하였으며, 주로 피아노와 현악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운드 트랙은 동독의 억압적이고 침울한 분위기를 잘 표현하면서도,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사랑이나 비슬러의 변화와 같은 따뜻한 감정을 전답합니다. 또한, 영화 음악은 감독이 원하는 메시지를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비슬러가 드라이만을 감시하는 장면에서는 'Gabriel Yared'의 'Stephane Moucha - HGWXX-7'가 연주되며, 이는 비슬러가 크리스타에게 동정심과 애정을 품게 되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영화의 감정과 텐션을 조절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슈타지가 드라이만의 집을 수색하는 장면에서는 긴장감 있는 음악이 흐르면서 관객의 불안감과 긴장감을 높입니다. 반면에, 드라이만과 크리스타가 서로를 위로하는 장면에서는 부드럽고 따뜻한 음악이 연주되어 시청자의 감동과 공감을 고양시킵니다. 또한 음악의 변화나 중단은 영화의 전환점이나 클라이맥스를 암시하거나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비슬러가 드라이만을 감시하는 장치를 해제하는 장면에서는 음악이 중단되어 비슬러가 자신의 직업과 신념에 반하는 결단을 내린 것임을 보여줍니다. 영화 '타인의 삶'은 사운드트랙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영화의 선택과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내용과 분위기에 맞게 선정되었으며, 영화의 감정과 테마와 텐션을 전달하고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