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벤느망' 정보 및 줄거리
영화 <렌벤느망>은 오드리 디완 감독의 차기작이다. 또한 '봉준호' 감독이 선택한 올해의 영화이기도 하다. 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수장한 이 작품의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 영화 '레벤느망'은 아니 에르노의 에세이 '사건'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프랑스 드라마 영화이다. 배경은 1963년 프랑스이며, 의도치 않은 임신을 한 여대생의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안은 당시 불법이었던 낙태를 결심한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다. 단호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고독했던 안의 마음에 스며들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눈물이 흘렀다. 사정을 말할 수 없었던 안이 부모님과 식탁에서 대화하며 웃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우리는 늘 관대한 척 살다, 가까운 사람에게 가혹해지며 그로 인해 말할 수 없는 고통에 허우적대다 구조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영화는 구조를 기다릴 수 없어 스스로를 구조하려 했던 20대 여성의 이야기를 간결하고 강렬하게 담아낸다. 작가 '프리모 레비'는 책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에서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가 인생 최후에 남긴 유서'를 남긴 바 있다.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개인적 경험을 넘어 집단적, 근본적으로 중요하고 예기치 못한 사건의 증인이었다. 예기치 못한 일이기 때문에, 아무도 예견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책의 문장에 나와있는 것처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조를 기다리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노력과 실천이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주인공 안은 문학을 전공하는, 성적도 아주 좋고 자신감도 넘치는 여대생이다. 하지만 서점에서 만난 남학생과 보낸 하룻밤으로 임신을 하게 되고, 낙태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고 임신이나 결혼을 했을 시에는 학교를 다닐 수 없어 자퇴를 해야 하는 사회적 배경 속에서 안은 임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낙태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의사들도 모두 거부한다. 아기를 낳으면 미혼모가 되어 더 이상 공부를 하지 못하고 낙태를 하게 되면 감옥에 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안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 외로이 낙태를 하기 위한 고군분투를 한다. 임신 3주째, 4주째, 어느덧 12주째까지 안이 아기를 떼기 위해 혼자 고생하는 장면들 역시 아주 긴장감 있게 풀어내고 있다.
인물소개 <출연진>
선생님이 꿈이었던 '안'에게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임신이 찾아온다. 낳으면 '미혼모', 안 낳으면 '감옥'에 가야하는 현실. '안'의 용기 있는 선택을 그린 영화이다. 23살 대학생 '안'. 교수에게까지 눈도장을 받은 공부 잘하는 학생 '안'은 어느 날, 몇 번 만나 즐긴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다. 4주 차. 낙태가 불법인 프랑스.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자주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는 병원을 찾아간 '안'. 의사는 그런 '안'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런 여자가 되지 마세요." 친한 단짝 친구들에게도 이 사실을 털어놓지만, "그런 일에 우릴 끌어들이지 마." 이 모든 상황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안'. 심지어 자신을 임신시킨 남자도 나 몰라라 한다. "즐기고 놀 때만 같이 있고 싶지?"
결말과 후기 <스포일러 주의>
'안'은 결국 임신중절에 성공한다. 하지만 과출혈로 정신을 잃고 병원에 실려간다. "뭐라고 적을까요?"라고 간호사가 묻는다. "유산"이라고 의사는 말한다. '안'은 무사히 학교로 돌아오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아니 에르노의 원작 소설 '사건'이 탄생하게 된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개인적인 생각은 "난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야."라고 말해주고 싶다. 영화 레벤느망은 사진으로 올릴 수 없을 정도로 꽤나 자세히 낙태의 과정을 그린다. 프랑스 영화답게 여성의 나체는 아무렇지 않게 등장한다. 우리나라 관점에서는 수위가 조금 높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이 장면들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영화의 이런 사실적인 묘사가 영화 속 '안'의 이야기를 조금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게 한다. 친구들도 의사도 외면한 '낙태'를 하기 위해 주인공 '안'이 고군분투를 하고 있을 때, 친구 한 명이 '안'에게 다가와 이야기한다. "나도 이번 방학 때 집에 가서 근처에 사는 나보다 연상인 남자와 하룻밤을 보냈어. 근데 난 임신이 되지 않았어. 그냥 나는 운이 좋았을 뿐이야." 나는 친구의 이 대사가 '안'에게 엄청난 위안을 주었을 거라 감히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 대사가 의미하는 것이 엄청나게 크다는 사실도. 아직도 우리의 사회의 인식 속에는 '낙태한 여자'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이 영화는 '낙태'에 대한 수많은 문제를 상징한다. 남자의 무책임함. 그리고 그 결과는 온전히 '여자의 몫', '사회의 질타', '낙태'를 터부시 하는 사회의 인식, 이 수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다. 영화 속 '안'은 그저 자신의 몸을,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선택했을 뿐이다. 누군가는 쉽게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몸을 함부로 굴리지 않았으면 됐잖아". 여기서 '함부로'의 정의는 과연 누가 정하는 것인가? 사랑을 해서 즐기는 여성은 '함부로 몸을 굴리는 여성'이 되는 것인가? 둘이 즐겼는데 왜 책임은 여자만 져야 하는가? '안'의 친구의 대사처럼 수많은 경험 중 임신이 되지 않은 건 운이 좋았을 뿐이다. 이건 그냥 개인의 문제다. 누군가가 비난할 수도, 간섭할 수도 없는 문제다. 내 몸에서 일어난 문제이고 이 결과에 대한 선택도 그저 내 몫이다. 60년대 두려움에 맞서 혼자 고군분투했을 여성 '안'을 응원한다.